일상

신문 아저씨

고기천사 2024. 11. 15. 10:53

 
딱 1년 전 쯤에
전 남편이랑 별거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였다.
오후 시간에 딸 아이와 도서관에 갈려고 나서는데
한 아저씨가 나를 붙잡았다.
 
50대 쯤 되보이지만 남루하지 않은 옷차림에 평범한 직장인 같은 아저씨였다.
그 아저씨는 나를 붙잡고
"아기 엄마 신문 구독하세요" 라고 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신문 구독이라니
하지만 어떠한 운명의 장난이였는지
그때 쯤 나는 세이노의 가르침 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경제 신문을 구독해 볼까 머릿속에 생각하고 있었던 참이였다.
 
하지만 생각은 생각일 뿐 실행에 옮기기까지는 까마득해 보였는데,
신문 아저씨는 신기하게도 운명처럼 나를 알아보고 나에게 신문구독을 제안했다. 
 
내가 머뭇거리자 아저씨가 다시 한번 말했다.
"제발 한번만 구독해 주세요. 오늘 신문 구독 신청하러 나왔는데 한건도 계약을 못하고 ..."
 
신문이라는 구시대적 사업에 동정을 이용한 영업이라니
지금의 나라면 택도 없는 방법이지만,
그때 당시에는 여유가 좀 있었기 때문에 누군가의 가장일 그 아저씨를 도와 드리고 싶었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웃긴다 내 주제에 누가 누굴 도와...ㅋㅋㅋㅋㅋ
 
하지만 나는 홀린 듯이 그 자리에서 2년 동안의 신문 구독 계약을 하게 된다.
그냥 해준건 아니였고 6개월 무료 구독에 현금을 5만원 사은품으로 주셨다.
그 5만원은 안쓰고 가지고 있다가 몇달 뒤에 정말 급하게 돈이 없었을때 정말 구사일생으로 귀중하게 사용했다.
 
자신 보다 한참 어린 아줌마에게
동정심을 구걸 하며 영업하던 아저씨
그 아저씨에게 영업당한 나
둘 중 누가 더 세상 물정 모르고 어리숙할까.
 
그 뒤로 신문 아저씨는 단 한번도 만난적 없다.
인생이 희미한 평범하디 평범한 아저씨라 아마 길가다 마주쳐도 알아보지도 못할 것이다.
 
그렇게 신문을 구독하고 
1년이 가까워 지는 요즘 월 구독료 2만원을 꼬박 꼬박 내면서
신문은 펼쳐보지도 않고 매번 쌓아셔 결국엔 폐지 수거함에 버려지고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다가,
티스토리에 신문에서 읽은 기사를 올리면서
수익화에 도전해 볼까한다.
 
아직 티스토리에 대해서 잘 모르겠고
어떤 기사를 어떻게 올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꾸준히 하다보면 나도
점점 발전하게 되고
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